이해관계 끊기 위한 별도법인 설립 시사

재지정 앞둔 기존 전문검사기관 대책 마련 분주

고압가스충전協, 고법 시행규칙 개정 추진 난관

검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검사기관 지정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지난달 29일 입법예고되자 고압가스충전업계, 고압용기전문검사기관 등의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의 핵심내용은 피검사자와 이해관계 또는 거래관계에 있는 검사기관은 지정을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검사기관의 지정 결격사유를 명확히 함으로써 실제로 민간검사기관의 진입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산업부의 한 담당자는 “최근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민간검사기관의 부실검사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전문검사기관, 공인검사기관 지정에 대한 기준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피검사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검사의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으므로 이를 보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기존의 고압용기 전문검사기관도 앞으로 재지정을 받아야 할 경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공인검사기관을 추진 중인 한국고압가스제조충전안전협회(이하 고압가스충전협회)의 경우 아직 법적 근거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엄청난 장벽에 맞닿게 돼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협회가 고압가스충전시설의 자율검사 대행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시행규칙 개정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기술인력, 검사장비 등을 갖춰 해당 광역지자체로부터 공인검사기관 지정을 받아야 비로소 자율검사 대행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번 고법 시행령 입법예고로 인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고압가스충전협회는 정부의 정책방향이 규제완화의 기조에서 강화로 급선회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가스의 안전성 확보와 관련해 실질적이고 진정한 메커니즘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이를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등의 내용으로 산업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한편 고압가스충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압가스충전협회가 자율검사 대행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도 전에 정부가 민간검사기관 지정 제한을 위한 고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해 매우 안타깝다”면서 “협회는 고압가스 관련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유일한 대정부 건의 창구이므로 앞으로도 존속, 성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충전사업자는 “고압가스업계 발전을 위해 협회의 임원진들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등 서로 협력해 협회의 역할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이는 기존의 고압가스연합회와 협회가 유기적인 모임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업계 발전에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고압용기 재검사를 수행하던 전문검사기관들도 협동조합이나 고압가스충전사업자가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피검사자와의 이해관계 및 거래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몇몇 전문검사기관 및 공인검사기관의 관계자들은 “향후 이처럼 엄격한 기준에 따라 재지정을 받을 수 없는 경우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하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내압시험과 같은 각종 시험장비 및 설비를 갖춘 전문검사기관을 대상으로 재지정 제도를 도입한 것 자체부터 문제 있는 것 아니냐”며 불만의 소리를 높였다.

기존의 민간검사기관들은 벌써부터 이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검사기관의 상호를 바꾸는 것은 물론 아예 별도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이에 대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간검사기관의 부실검사는 마땅히 개선해야 할 문제이나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정부정책을 뒤집으면 사업자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으므로 보다 치밀하게 가스안전관련 중장기계획을 세우는 등 일관된 정책을 펴야 한다는 고압가스업계의 지적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 syhan@gasnews.com [1176호] 승인 2014.10.13 23:14:00 ]